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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답은 어느 때보다 ‘협치’에 모아졌다. 문 대통령은 “총선을 통해 정치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생과 멀어져 일하지 않는 정치는 사실상 폐장된 20대 국회로 끝나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나아가 “(총선 후) 야당 인사 가운데서도 해당 부처의 정책 목표에 공감한다면 함께할 수 있다”며 ‘협치내각’ 문호를 열었다. 당이 결합하는 거국내각이나 연정보다 사람을 입각시키는 낮은 단계지만, 갈등을 줄이고 국정과제를 푸는 데 우선순위를 두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공정한 선거관리부터 야당 목소리 경청까지 신뢰를 쌓는 중심엔 대통령이 있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포가 세계 금융시장을 흔들고 있다.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2200선이 무너지면서 전 거래일보다 3.09% 내린 2176.72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3% 이상 급락했다. 미국 및 유럽, 아시아 증시도 마찬가지다. 전날 미국의 다우지수는 1.57%,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89% 떨어졌다. 유럽 증시의 주요 지수 낙폭은 미국보다 더 컸다. 불안심리가 퍼지면서 환율은 급등했고,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급증했다. 국제 유가는 항공 여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락했다.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 충격에 빠진 형국이다.


입법부 수장을 지낸 인물이 행정부 2인자로 가는 게 어색한 건 사실이다. 국회의장은 국가서열 2위로 헌법상 행정 수반인 대통령의 권력을 견제하는 삼권분립의 한 축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삼권분립의 정신이 훼손됐다고 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입법부 수장을 지내신 분을 국무총리로 모시는 데 주저함이 있었다”며 “그러나 갈등·분열의 정치가 극심한 이 시기에 야당을 존중하면서 국민 통합·화합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삼권분립을 파괴하고 의회를 시녀화하겠다는 독재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격에 맞지 않는 면은 있다. 하지만 위기에 직면한 경제를 생각하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필요하다면 백의종군할 수도 있을 것이다. 누구 말이 맞을지는 그가 하기에 달려 있다. 정 지명자는 이런 우려를 씻기 위해서라도 국회 인준을 통과하면 ‘정치력 있는 경제총리’의 진가를 보여주길 바란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13일 전체회의를 열어 자유한국당이 추진 중인 비례대표 전용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을 포함해 정당 명칭에 ‘비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기성 정당 이름에 비례만을 붙인 ‘비례○○당’은 이미 등록된 정당의 명칭과 뚜렷이 구별되지 않아 정당법상 유사 명칭 사용 금지에 해당한다는 결정이다. 일단 ‘유사 명칭’ 기준을 적용해 한국당의 치졸하고도 노골적인 가짜 비례정당 설립에 제동을 건 셈이다. 선관위는 “ ‘비례○○당’ 사용을 허용할 경우 정당 활동의 자유 침해와 유사 명칭 사용으로 인한 유권자들의 혼란으로 국민의 정치적 의사 형성이 왜곡되는 결과를 가져오는 등 선거질서를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라는, 헌법이 명시한 정당 본연의 역할을 환기시킨 것이다. ‘비례’ 명칭까지 사용해 유권자에게 혼선을 초래함으로써 민의를 왜곡하고, 궁극에 ‘연동형’ 선거제 개혁의 취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고안된 것이 한국당의 가짜정당 발상이다.


다만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는 더 필요해 보인다. 공수처 입맛에 따라 선별적 수사가 가능하다는 우려도 일견 타당해 보인다. 자칫 정무적 판단이 개입할 경우 공수처는 정당성을 잃게 된다. 공수처·검·경 3자 협의체를 두고 거기서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수사 착수, 수사 분담 등을 결정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국가권력기관에 대한 ‘분권을 통한 견제와 균형’ 원칙은 공수처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청소년유니온이 26일 발표한 만 15~18세 청소년노동자 대상 감정노동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52명 중 62%(156명)가 일터에서 고객·상사·동료로부터 웃음, 친절 등의 감정노동을 ‘매우 많이’ 또는 ‘많이’ 요구받는다고 답했다. 감당하기 어려운 고객응대 상황에서 상사 및 동료의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답한 응답자도 69명(27%)에 달했고, 응답자 절반 이상인 133명(53%)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었다고 했다. 심층 인터뷰에선 다짜고짜 햄버거 봉지를 던진 고객에게 연신 죄송하다고 해야 했던 경험이나, 식당 손님이 팁을 주면서 신체 부위를 만지고 과일을 깎아달라고 요구했다는, 잊기 힘든 상처들이 밝혀졌다. 청소년유니온 측은 “청소년들은 미성년자란 이유로 ‘모두가 가르칠 수 있는,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취급당하곤 한다”며 “부당한 요구나 과도한 지시에 쉽게 노출되고 순응할 것을 요구받는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의 행위는 ‘누구든지 방송 편성에 관해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는 방송법 위반이다. 명백하게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그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 대법원은 법리와 증거만을 볼 뿐, 양형을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 형량만 보고 판결이 주는 의미까지 퇴색될까 두렵다.


오바마 행정부 때 관계개선의 전기가 마련되는가 했던 미·이란 관계는 2018년 5월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적인 합의 파기로 급격히 악화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국제사회와의 핵합의를 지키고 있음을 검증을 통해 확인했음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이 몰래 핵무기를 제조한다고 비난하며 합의를 파기했다. 이후 양국 간 긴장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현재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술 더 떠 “이란 내 52곳의 공격목표를 정해뒀다”며 이란에 산재한 인류 문화유산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내비쳤다. 전쟁범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세계 최강국 지도자의 언행이 할 말을 잃게 한다.


추미애 법무장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후속 조치를 신속히 완료해 개혁 법안이 실효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권력기관 개혁의 대미를 장식할 그의 책무가 막중하다. 법안 통과는 검찰개혁의 종착점이 아니라 또 다른 출발점이라는 자세로 만반의 준비가 뒤따라야 한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도 시민과 똑같이 죄를 지으면 처벌받는 ‘공정수사처’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0일 국회 시정방침 연설을 통해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그렇기 때문에 국가와 국가 간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설은 일본 총리가 한 해의 국정 기본방침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어서 외교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와 달리 한국과의 관계가 주변국 외교 항목의 첫머리에 언급됐고, “기본적인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나라”라는 표현이 6년 만에 다시 등장한 것이 눈에 띈다. 한국 언급 생략 등 ‘한국 무시’로 일관한 지난해 시정연설에 비한다면 한·일관계 개선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부장관 지명자가 19일부터 이틀간 중국을 전격 방문한다. 이번 방중 목적은 일단 중국과 러시아를 대북 제재의 틀 안에 묶어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안에는 북한과의 접촉을 기대한다는 미국의 신호도 들어 있다. 북·미 양측은 비건 대표가 베이징에 머무는 동안 접촉해야 한다.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끄는 중국의 중재도 기대한다. 북한이 크리스마스에 무력도발을 하면 그것은 누구에게도 선물이 될 수 없다.


30일 첫 2차 감염을 포함한 신종 코로나 환자 2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국내 확진자가 모두 6명으로 늘었다. 감염증 공포가 확산되면서 격리시설을 위해요소로 받아들이는 아산·진천 주민들의 염려를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이송되는 교민들이 무증상자라고 하지만 잠복기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국가적 재난상황에서 방역을 위한 격리시설을 막고 나서는 것은 지나치다. 해당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격리 수용은 지역 전파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가장 확실한 조치라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재난적 토토사이트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위험에 처한 교민을 보호하는 일은 국가의 책무이다. 주민들은 신종 코로나의 철저한 방역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여야 한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인사권자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했다. 인사권자가 법령의 제한을 벗어나지 않는 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결정하는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했다. 서 검사에 대한 인사는 검사인사원칙을 위반한 부당한 인사라는 하급심 판단은 수용하지 않았다. 하급심은 안 전 검사장의 지시를 ‘경력검사는 연속해서 부치지청에 발령하지 않는다’는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를 위반한 부당한 지시로 봤다. 또한 인사담당 검사 역시 이를 모를 리 없어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했다. 하급심의 판단은 직무집행 기준·절차를 벗어난 인사를 할 경우 직권남용으로 판단해온 그동안의 대법원 판례 취지에 부합한다. 그런데 대법원2부는 이 사건에서 경력검사 부치지청 배치제도를 “절대적 기준도 아니고, 배려한다는 내용에 불과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신 검사가 안 전 검사장 지시에 ‘악의’가 있었는지 알지 못했으므로 의무 없는 일을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참정권 교육의 핵심이 모의선거인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선관위와 교육부가 나서 모의선거 실시를 적극 논의하는 게 맞다. 일본과 핀란드도 모의선거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사전 준비가 절대 부족하다는 것이다. 국회가 18세 투표권을 인정한 개정 선거법을 촉박하게 통과시키는 바람에 법률적 보완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관위가 교내 모의선거 교육의 선거법 위반을 우려하는 것을 지나치다고 할 수 없다. 일부 교사의 교육 내용이 중립성 위반 시비에 휘말리거나 학생이 법을 위반할 경우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다. 서울시교육청은 이에 대한 책임과 선거관리의 민감성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사안을 전하면서 한국 사회가 성 소수자에 대해 유난히 보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는 “한국에서 LGBT(레즈비언·게이·양성애·트랜스젠더)는 장애나 정신질환으로 자주 간주된다”며 성 소수자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도 없다고 비판했다. 한국이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대만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했고, 일본에서는 게이가 국회의원으로 뽑혔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용납되어서는 안된다. 캐나다와 벨기에 등 20여개 국가가 성전환자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군은 성 소수자의 복무에 대해 점검하고 이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나아가 이번 사건이 우리 사회에서 새로운 젠더 담론이 활성화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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